티스토리 뷰
영화 '애수'의 배경
'애수'는 인간 감정의 복잡한 측면을 파헤쳐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가슴 아픈 서사를 풀어내는 영화적 걸작입니다. 선구적인 영화제작자 사라 존슨(Sarah Johnson)이 감독한 이 영화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우울함, 희망, 변화를 일으키는 공감의 힘을 탐구하면서 인간 경험의 본질을 포착하는 영화'애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에서 여주인공 스칼렛 연기를 잘 소화하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비비안리라는 배우가 1940년에 다시 여주인공을 맡아서 수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펑펑 흘리게 한, 정말로 슬픈 영화입니다..
너무너무 슬픈 영화라 우리나라에서는 한자어로 슬플 애 근심수 두 글자를 써서 마음을 서글프게 하는 슬픈 근심이라는 뜻의 애수라고 타이틀을 붙였지만 원래의 제목은 영국 런던에 있는 다리 이름인 워털루 브리지이고 1940년의 흑백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시작은 1939년 9월 제2차 세계대전이 터져서 전선으로 떠나던 중년의 영국군 장교 대령 로이가 안개가 뿌옇게 끼어 있는 런던의 워터로 다리 위에서 조그마한 마스코트를 꺼내 들고 20여 년 전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시작이 됩니다.
사라 존슨의 세심한 연출은 감동적인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촬영 기법과 가슴을 울리는
설득력 있는 음악으로 미아가 절망에 빠지는 모습을 포착합니다.
줄거리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프랑스 전선에 있던 명문가의 영국군 데이비 로이는 잠시 휴가를 얻어 런던의 워터로 다리를 걷고 있었는데 마침 공습경보가 울리고 말 그대로 난리통에 핸드백을 떨어뜨려 당황해하는 마이라를 도와서 둘이는 대피소로 피난을 하고 그곳에서 짧은 대화를 하면서 첫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공습 경고가 끝난 후 마이라는 전선으로 돌아가야 하는 데이 로이에게 행운을 빌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행운의 마스코트를 선물하고 헤어집니다. 그런 마이라에게 반한 로이는 발레리나로서 공연을 하고 있는 마이라를 찾아가서 데이트 신청을 하고 마이라는 친구 키티의 도움으로 완고한 무용단 단장의 눈을 피해 로이와 데이트도 하고 청원까지 받지만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바로 다음 날 갑자기 긴급 출동 명령으로 로이는 전선으로 떠나야 합니다. 마이라는 절대 외출을 못하게 하는 무용단장의 명령을 어기고 떠나는 로이를 배웅하려고 무단이탈까지 하였지만 로이는 만나지도 못하고 도리어 규칙을 어긴 벌로 친구 키티와 함께 무용단에서 쫓겨납니다. 무용단에서 쫓겨나 생계가 막막하였던 차에 설상가상으로 로이가 전사하였다는 신문 기사까지 본 마이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생계를 위해 기차역에서 휴가 나온 군인들을 상대로 몸을 팔게 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죽은 줄 알았던 로이를 1년 만에 기차역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로이는 기뻐하면서 마이라와의 결혼을 추진하지만 자신의 과거가 너무나 참담하였던 마이라는 결국 그들이 처음 만났던 안개가 자욱한 워털루 다리에서 자살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영화는 지난날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돌아가면서 끝이 납니다.
리뷰
이 영화는 마이라와 루이의 사랑이 비극적으로 끝나기까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우연한 사건들을 잘 이끌어가면서 관객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더욱이 여주인공으로 나온 비비안리는 너무 예쁘고 남자 주인공 로버트 델러는 너무나 잘생겨서 영화가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리고 로이와 마이라가 첫 데이트에서 아쉬운 작별을 앞두고 춤을 출 때 흘러나오던 올드랭사인이라는 음악은 이 영화로 인해서 엄청 유명해집니다. 서양에서는 헤어짐을 나타내는 음악으로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할 때 많이 들을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쉬운 이별이라는 뜻의 석별이라는 제목으로 백화점 같은 상점에서 문 닫을 시간이 되면 지금은 집에 갈 시간이라는 듯이 이 노래를 틀어주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올드랭사인은 원래 스코틀랜드의 민요이고 우리는 이별을 말할 때 부르는 노래로 알고 있지만 진짜 내용은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을 노래하는 거라고 합니다. 음악 제목인 올드랭 사인의 뜻은 스코틀랜드 말로 오랜 옛날부터라는 뜻이고, 영어로는 올드 롱 신스 또는 올드 롱 어고우로 번역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난 후 휴전이 되기 바로 전해인 38선을 경계로, 전선에서는 아직도 총성이 울려 퍼지던 1952년에 처음으로 상영이 되어답니다. 그때 전쟁 중에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을 엄청 울렸다는 글도 있었답니다. 정말 전쟁이라는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비극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워털루 다리는 첫 만남에서부터 마지막 헤어짐까지 나오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영국 런던 테임즈 강의 수많은 다리 중에 하나로 1817년 처음 만들어지면서 1815년에 영국이 프랑스에 승리한 워털루 전투를 기리면서 워털루 다리라고 명명을 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런던에 있는 워터로 다리는 1942년에 다시 세워진 다리이고 이제는 과거의 모습은 볼 수 없다고 하지만, 다리에서 보이는 런던 시내의 스카이 라인이 멋져서 아직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난 건 영화 속에서 남자 주인공 루이가 입고 있는 너무도 멋진 군복의 트렌치코트는 혹독한 날씨로부터 영국 군인을 지켜주기 위해 방한 또는 방수용으로 만들어진 외투이므로 전쟁을 수행하기 편하게 주머니가 많고 전체적으로 품이 넉넉하고 추위를 막기 위해 어깨에 덮개를 대기도 하고, 또 소매가 벌어지는 걸 막으려고 소매끈도 덧대고 허리에는 벨트를 하여 버클까지 다는 등, 다 각각의 기능을 고려하여 디자인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걸 버버리 브랜드의 창시자인 토마스 버버리가 영국군의 군복으로 개발을 하여, 제1차 세계대전 중에 군에 납품을 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참모용 외투라는 뜻의 트렌치코트였지만 무려 160여 년이 넘는 동안 영국의 전통적인 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모두가 다 아는 버버리 코트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하는 트렌치코트의 탄생에 얽힌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답니다.
결론
이 영화는 워낙 잘 만든 고전 영화라 한 번은 꼭 보라고 추천합니다. 하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 눈으로 봤을 때 여자 주인공 마이라가 꼭 자살을 했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요. 여자는 죽고 남자는 20여 년이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녀를 그리워하면서 결혼도 하지 않는 순정파로 나옵니다. 이런 얘기는 요즘 세대에서는 영화 속에서나 있을 일이지 현실에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목숨은 소중한 거고, 한 번 주어진 인생을 쉽게 포기하는 건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